‘와, 와, 이건 정말, 정말. 행복 대박이다’
날짜 2018-07-20 19:01:39 조회 179 추천 0
실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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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한비야의 책을 필사하고 있다. 한자도 안 빼고 이제 다섯 권 째다.
그러 던 중 오늘 베껴쓰기를 하면서 , , 이건 정말, 정말. 행복 대박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아무 것도 아닌데, 이런 게 행복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쉽기만 한 행복 찾기가 될 것 같아 함께 보고파 홈피로 퍼 나르게 되었다.

 

책에선 사진이 글의 끝에 있었는데 여기서는 앞에서 넣습니다.
호기심을 발동시키겠다고.^^~~~
저는 이 사진을 보면서 '행복'을 느꼈거든요.
시간이 있으시면 글도 읽어보시면 어떨지요?

 

무더위가 대단합니다.
회원님들 내내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



 

 

 

 

|| 훌리안은 자식이 열입곱 명

 

내가 먹고 자는 곳이 다다 할머니네 집이라면 하루를 보내는 곳은 공동묘지 바로 옆에 있는 어부네 집이다. 바닷가를 거닐다가 우연히 발견한 곳인데 알고 보니 다다 할머니의 큰아들 집이다.

내 숙소가 가리푸나 마을의 중심부라면 채 200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이 외딴집은 시골 중에서도 깡시골이다. 바닷가에 붙어 있는 이 집은 동네하고 멀찍이 모든 생활이 바다와 연결되어 있다.

해변에는 대여섯 척의 배들이 늘어서 있고 파도 소리가 하도 커서 얘기를 하려면 있는 대로 소리를 질러야 한다. 또 바닷바람은 어찌나 세게 부는지.

이 집의 가장 훌리안은 너무나 의젓하고 믿음직한 40대 중반 아저씨인데 첫 번째 여자에게서 두 명, 두 번째 여자에게서 두 명, 지금의 부인에게서 열세 명, 도합 열일곱 명이나 되는 아이들의 아버지다.

아이를 더 낳고 싶으세요?”

잘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아이들은 다 친구니까 많을수록 좋지 않아요?”

내 물음에 몹시 수줍어한다. 실제로 며칠 있어 보니, 이 부부는 진짜로 아이들을 친구로 생각하는 듯하다. 아이들이 엄마나 아빠를 부르면 이들은 뭐가 필요하니, 친구야?” 하고 대꾸한다.

훌리안은 온종일 묵묵히 일을 한다. 새벽 4시에 일어나 고기를 잡으러 갔다 와서는 rkseksgke게 아침을 먹고 주업인 배 수선을 한다. 야자수 그늘에서 망치로 못을 박고 톱으로 썰고 사포로 갈고 해서 배 한 척 수선하는 데 보통 보름쯤 걸린다. 그 수선비로 300렘피라쯤 받는단다.

저녁이 되면 또 조각배를 타고 나가 내일 먹을 고기를 잡는다. 보통 때는 두세 마리, 재수가 좋은 날은 열 마리도 잡는다. 많이 잡으면 가족 수대로 한 마리씩 튀겨 먹고, 적게 잡은 날은 토막을 내 물을 많이 붓고 국을 끓여 많은 가족이 나누어 먹는다.

이 아저씨는 바닷가에서 태어나 평생을 바다와 더불어 사는 바닷사람이다.

나는 걱정 없어요. 바다에서 먹을 것을 구해 가족들에게 먹이고, 배를 고치는 것이 생업이고, 아이들이 바다에서 잘 놀고 있으니 여기서 뭘 더 여기서 뭘 더 바라겠어요?”

그는 아주 낙천적이고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다. 그야말로 목구멍에 풀칠하기 위해 쉴 새 없이 힘들게 일하면서도 일이 즐겁고, 수선할 배가 많으니 좋고, 바다에 나가면 얼마든지 고기를 잡을 수 있으니 좋단다. 그 많은 아이들에게도 큰소리 한 번 안 내고 늘 잔잔하게 웃으며 대해준다.

여기서 내가 감동받은 것은 아이들의 정직함이다. 다다 할머니네 집에서도 그랬지만 여기서도 물건 잃어버릴 걱정을 했던 내가 부끄러울 정도다. 내가 갖고 다니는 네 가지 빛깔이 나오는 볼펜이며 화장품이 틴에이저들에게는 얼마나 갖고 싶은 물건이겠는가.

호기심을 참을 수 없어서 만져보고 발라보고 써보지만 가져갈 생각은 꿈에도 하지 않는다. 내 작은 배낭이 무방비 상태로 언제나 손 닿는 곳에 있는데도 아무도 손대지 않는다. 가난하지만 참 정직한 아이들이다.

어린 아이들은 바닷가에서 온갖 종류의 놀이를 한다. 파도타기와 모래 장난 등 우리랑 비슷한 것도 있지만, 게를 잡아 엄지발가락에 물려놓고 누가 오랫동안 참는지 내기를 하는 놀이도 있다. 바닷물에 둥둥 떠 있는 수초를 건져 왕관과 목걸이를 만들어서 여자 아이 하나를 공주처럼 예쁘게 꾸며주며 놀기도 한다. 건강하고도 재미있다. 야자를 공처럼 가지고 놀기도 하고, 춤도 추고, 나무배 안에 들어가 지기도 하면서 아이들은 모두 나름대로 바쁘고 알차게 지낸다.

나도 오전에는 일기나 편지를 쓰고, 오후가 되면 아이들하고 물에 들어가 같이 논다. 그러면 야트막 한 바다 한구석이 작지만 소란스러운 놀이방이 된다.

동네 아이들까지 함께 어울리는데, 아이들은 내 관심을 끄느라고 물속에 곤두박질치거나 물밑으로 들어가 내 발을 잡거나 아예 내 팔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나무에 붙은 코알라처럼.

이 집 아줌마 프리실라는 한마디로 대단한 엄마다. 41살의 거대한 체구에 윗니 여섯 개가 없는데도 아주 즐겁게 산다. 20살부터 2살까지 아이들 열셋을 뒷바라지하느라 한시도 쉴 새가 없다.

밥하고 빨래하고 집 안 치우고 틈틈이 부업으로 코코넛 빵을 만들어 파는 힘겨운 생활을 하면서도 항상 큰 소리로 웃는다. 아이들한테도 따뜻하게 대하여 음악이 흐르면 부엌이고 앞마당이고 가리지 않고 몸을 흔든다.

저렇게 즐겁고 마음이 편안하지 않다면 그 많은 아이들을 어떻게 다 키우겠는가. 프리실라도 남편과 같은 소리를 한다.

일을 하면 먹고 살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이에요. 가족들이 아프지만 않고 일을 할 수 있다면 더 바랄게 없어요.”

정말로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그리고 요즘 내가 자기 아이들하고 잘 놀아줘서 참 고맙다는 인사도 잊지 않는다.

오십 개에 300원밖에 안 하는 바나나도 실컷 먹지 못하고, 선진국에서 구제품으로 보내오는 옷을 사 입어도 불평하지 않고, 땀의 대가와 노동의 즐거움을 충분히 아는 그리고 가족의 소중함을 아는 또 다른 멋진 인간들, 고품질 인간들이다. 아버지 훌리안도, 엄마 프리실라도, 그리고 그들의 밝고 정직한 열세 명의 아이들도.

 

- 한비야 지음의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 바퀴 반 2에서 발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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