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나, 도루묵!” 音: One man's dream / Yanni
날짜 2018-11-23 13:02:42 조회 122 추천 0
실케


어쩌나, 도루묵!”

 

입에 맞는 먹거리를 만난다는 것은 소풍가서 보물찾기 하는 것만큼이나 어렵다. 무엇보다도 도루묵이 더 그렇다. 쉬울 것 같은데 왜 그럴까?

77년 연말에 속초를 가다가 한계령 휴게소에서 차를 주차하고 어슬렁거리다가 건설일꾼 서너 명이 막사 안에 서있는 게 보였다. 디다 보니 난로 주위에 뺑 둘러섰다. 연탄불에 생선을 굽고 있는 거다. 양미리겠지 했다. 거기에 소주도 한 잔씩 나누고 있다.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쑤욱 여니 들어오란다. 내치지 않는다. 이게 술꾼들의 인심이다. 자그마치 3명이라 쪼매 미안했다. 그렇지만 이 귀한 자리를 그냥 마다할 수 없어 용기를 내어 들어갔다. 합석이다. 서서 주고받는 거지만.

 

그때 연탄불 위에 있던 생선이 양미리가 아니고 도루묵이었다. 도루묵이 그렇게 맛이 있는지는 난생처음 알았다. 소주를 좋아하는 편이다. 보통 술안주로 음식을 먹는 편인데 이날은 도루묵에 소주가 먹히는 형편이 되었다. 주객이 전도된 것이다. 빨간 연탄불 위에 놓인, 아침에 잡아 올린 생물인 도루묵에 굵은 소금을 척척 뿌려대며 굽던 그들의 솜씨는 가히 전문가 뺨치는 수준이었다. 하얀 살맛도 달콤했지만 녹두 크기만 한 노란 알들이 입 속에서 터지던 미각이 특별했다. 잊혀 지지가 않는다.

 

그 맛을 못 잊어 동해안쪽으로 갈 때면 눈여겨보는 편이었지만 만난다는 게 쉽지가 않았다. 한번은 가을철에 동해안을 갔다가 드라이브를 한다며 삼척을 지나고 있는데 도루묵 전문 식당이 눈에 들어왔다. “, 저거다!” 그렇게 해서 우리 일행 두 부부는 내 제안에 그 식당엘 들어갔다. 굽는 거로, 찜으로 두 가지를 즐겼다. 그 날 맛나게 먹고, 그 다음 날 또 갔다. 그건 순전히 내 설레발 때문이었다. 그렇게 연이어 두 번을 맛나게 먹었지만, 한계령 막사 맛에는 못 따라갔다. 아쉬웠다.

 

오늘 아침 조선일보에서 만났다. ‘도루묵. 칼럼 제목도 지금 안 먹으면말짱 도루묵이란다. 먹으라고 협박조다. 거기에 부제가 본격 산란기동해안서 체철이다. 읽으며 침이 꿀꺽했다. 내용을 보며 알게 되었다. 그동안 한계령 맛을 왜 못 만났는지를. 칼럼 내용을 조금 가져왔다.

 

도루묵은 이맘때만 맛볼 수 있는 동해안의 별미다. 도루묵은 치어기 때 깊은 바다로 이동했다가 산란기가 되면 동해 연안을 찾는다. 본격적인 산란기는 11월부터 12월까지다. 이맘때면 동해안 일원에선 알이 꽉 들어찬 알 도루묵을 맛볼 수 있다.

도루묵은 비린내가 없고 담백한 것이 특징이다. 도루묵은 구워 먹어도 좋고, 탕이나 조림으로 요리해도 일품이다. 특히 연탄불 위에서 굵은 소금을 쳐가며 구워낸 도루묵은 고소함이 배가된다. 도루묵이 알배기면 더 좋다. 입안에서 알이 톡톡 터지며 독특한 맛을 선사한다.”

 

위의 칼럼 그대로이다. 그때 그 맛이 그렇게 빼어날 수밖에 없었던 것을 알게 되었다. 제철 생물에, 연탄불에, 굵은 소금을 뿌려가며 구워대던 그게 최고의 맛을 내는 정코스의 요리방법이었던 것이다. 그 바람에 이때까지 그 맛을 만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제부터는 제철 11월에서 12월에 연탄불에 굵은 소금을 뿌려대는 방법으로 해내는 곳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정리를 한다.

이 글을 보게 되면서 곧바로 간다!” 그리 생각을 했다. 그러나 동시에 가면 안 돼!” 생각도 일어났다. 이유는 하나다. 즉흥적으로 떠오른 욕망에 따라 움직이면 안 되는 것이었다. 그래가지고는 글공부를 해댈 수가 있겠나? 그런 생각이 든 것이다. “어쩌나, 도루묵!”

 

 

음악 한 곡 듣고 가세요!
무지 좋은 곡입니다.

Yanni - One Man's Dream (Remix)

 

 

 

모든 예술의 본질은 속박에서의 해방입니다.
틀은 갖되 그에 속박되지 않는
훈련 감정은 가지되
감정에 치우치지 않는 그것이 자유입니다.
나는 스스로를 속박에서 해방시켜
보다 자유로워지기 위해 음악을 합니다

                                   -Yanni

Yanni는 그리스의 작은 도시 칼라마타에서 1954년에 태어난 작곡가이자 신디사이저 연주가이다.
어렸을 때는 음악보다는 운동에 소질을 보여 수영 국가 대표선수로 활약할 정도로 수준급이며
1973년 미국 미네아폴리스로 이주 미네소타 주립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하였다. 

그는 뉴에이지 음악계의 베토벤으로 불리워지지만 클래식과 재즈 영역을 활발히 넘나들며
음악이 줄 수 있는 감동과 재미를 추구하고 있는 뉴에이지 아티스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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